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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작년 년말쯤 대학교 친구랑 밥을 먹게됐다. 친구가 다른 친구들을 몇 데리고 사업을 한다고 한다. 친구가 처음 나에게 사업 아이템을 설명해줄 때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무조건 사업을 할거라고 했다. 친구는 나보다 빨리 졸업하고 석사도 1년만에 졸업해서 경력도 많고 다양한 일에 대한 도전을 많이 한 친구라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밥먹던 와중 친구가 같이해볼래 나에게 물어서 냅다 좋다했다…ㅎㅎ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내 합류에 대해 허락을 받으려 물어봤다. 다들 본 직장이 있고 파트타임으로 창업을 시작한 거라 모두 승낙에 시간이 꽤 걸렸다. 얼떨결에 같이하자 말을했지만 말을 한 순간부터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다른애들이 싫다하나 걱정하던 중에 어떤방식으로 승낙을 얻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합류하기로 결정됐다. 푸미 팀은 2021년 8월에 결성이 되었고 나는 2022년 1월에 합류하게 되었다. 우리의 첫 사업 아이템은 골프 레슨 플랫폼 어플리케이션이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비대면으로 골프 연습중에 갑자기 자세가 어색하거나 A자세가 맞는지 B자세가 맞는지 헷갈릴때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간편하게 골프 프로에게 물어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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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다들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한 일이다보니 회의 시간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반으로 잡혔다. 회의때는 각자 할 일을 정하고 일주일간 진행했던 일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회의가 이루어진다. 나까지 총 5명으로 내가 처음합류했을 때 2명은 대학때부터 알던 친구였고 다른 2명은 모르는 상황이었다. 내가 중간에 합류해 어색할만도 한데 처음보는 사람들도 기쁘게 나를 받아주었고 다들 열정이 넘치고 밝아 좋았다. 항상 간단히 1~2시간 안에 회의를 빨리 끝내자 하지만 다들 열정적으로 회의에 참여해 대부분 12시를 넘겨 새벽까지 진행되었다. 내가 처음 합류했을때 사업아이템이 정해져있어 전반적인 기획은 마무리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이제 와이어프레임을 만들고 디자인을 외주받아 개발에 바로 들어가면 되겠다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와이어프레임을 만드는 도중 서비스에 대한 기능적인 욕심이 생겨 세부적으로도 많이 바뀌어갔고, 메인 서비스에 대해서도 이것을 어떤식으로 표현을 할지에 대해 확고한 방향을 잡지 못했다. 우리의 생각만큼 이 서비스는 간단한 어플리케이션이 아니었고 정해도 정해도 결단을 내려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고 의견이 갈리는 부분도 많았고 결말이 예상이되지 않았다. 내가 합류한 후 약 반년간의 시간동안 우리는 기획을 마무리했고 와이어프레임을 거의 완성했다. 이제 디자인 외주를 찾으려 할때 와이어프레임에 대한 수정해야할 것들이 자꾸 생겨났다. 다들 매우 고생했지만 끝과 성공의 확실여부가 보이지 않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있었다. 마침 다른 대기업에서도 거의 비슷한 플랫폼을 내가 예상했던 우리의 결과물보다 더 깔끔하게 출시하였고 우리는 결국 6개월간 진행했던 골프 프로젝트를 접기로 됐다. 잠시간 우리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본업에 충실한 후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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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나는 대학 수업때도 로우파이, 하이파이 모델 등 프로토타입 제작과 어플리케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기에 실제 사업을 할때도 금방 할 수있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지만 실제 사업을 위한 제대로 된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려하니 모든게 생각보다 만만치않았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우리는 돈을 투자하지 않고 모든 회의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하였고 우리가 직접 기획 및 개발하였기에 지출이나 큰 출혈은 없었다. 시간은 많이 소요되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팀원끼리 단결력도 생겨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큰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다. 비록 친구 한명이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해서 시간이 도저히 나질 않아 팀에서 나가게되어 아쉽지만 다른 새로운 사업 아이템에 우리가 얼마나 전보다 더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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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 방안: 어플리케이션 창업을 너무 만만하게봤다. 다행히 돈과 시간에 대한 낭비가 크게 없었지만 이 실패를 통해 창업과 기획에 대한 부족함을 매우 느꼈고 공부를 시작하고있다. 기획을 공부하면서도 왜 이걸 미리 몰랐을까 후회되는게 너무 많지만 한번의 실패로 인해 기획과 창업과정 등 개발 이외에 다른 부수적인 것들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꼈고 앞으로 디테일에 대한 부족함도 하나하나 채워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공부를 하면서 다음 사업때 꼭 하고 싶은 것은, 사업 방향에 대한 검증이 아주 중요하다 생각들어 어떤 중요한 결론을 낼 때는 이를 뒷받침하는 검증단계를 다양한 방법론들을 통해 거치자고 건의해보려한다. 이를 통해 우리 팀도 사업 방향에 대한 굳은 확신이 생겨 일의 효율이 높아지고, 투자유치를 받을 때도 이런 검증단계를 거친 어느정도 검증된 사업이라는것을 강조해 어필할 수 있다.
- 반년간 나름 시간을 보낸 프로젝트라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지만 다음 프로젝트 더 잘하면된다!!